짧은글:소소한생각

취준생

다리꼰여자 2025. 1. 9. 06:00
300x250

1월 말 명절이 지나고 나면, 의미와 무의미 사이에서 졸업을 하고 또다시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새로운 시작을 하는 시간이 오겠지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때가 있다는 걸 나는 잘 알기도 하고 전적으로 공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 '기다림'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늘 이중성을 드러내고 말아요

 

믿음과 불안함의 감정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며 온전한 믿음을 갖지 못하고 우리 아이의 일상을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진심으로 믿고 또 믿는다 아니 더 깊게 믿는다 생각하면서도 한 번씩 행사처럼 내 스스로도 못마땅한 내 안의 감정들은 누에가 뽕잎을 먹어치우듯 점점 그리고 깊게 깊게...  나의 믿음은 어느새 침략당하여 불안함의 먹이가 되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괴테가 그랬다지요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요

 

조급해 하지 않으려 합니다

 

꽃이 꼭 봄에만 피어나라는 법은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나의 믿음을 부정한 내 비루한 자아는 미안하게도 늘 이런 식입니다

 

우리 아이의 방문을 바라보는 시선은 숨을 곳이 없이 방황하고 고민과 걱정들은 뫼비우스 띠처럼 나의 머릿속에서 오늘도 돌고 돌고 돌고...

 

그러나 나는 어떠한 말도 직접적으로는 물어볼 생각은 없습니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적 있는 설화처럼 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겠지만 말에게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는 그 흔한 말의 진리를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냥 너를 믿고 있다는 무언의 암시만 아주 뜨겁게 뜨겁게 보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아이는, 불거져 나오는 나의 본심을 숨기려 아무리 입구를 옭아 메어 보지만 결국 삐져 나오는 엄마의 본심을 잘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행동이 앞에 서지 못할 뿐 눈치가 없는 아이가 아니거든요 ㅎㅎ

320x100

결국 부모란 러닝메이트 역할에 지나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힘들고 지쳐 보인다고 그래서 안쓰럽고 가슴 먹먹해도 선수로 대신 뛰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요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명정대한 '본인의 노력', 이것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불안은 결국 친구 딸의 대기업 입사로부터 오는 못난 감정 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만...이라는 조바심 같은 것 있잖아요

 

그래서 나는, 버릴 것은 버리고 채워 넣어야 할 것은 다시 꽉꽉 눌러 채워 담은 뒤 오늘도 다시 믿고 기다려 줄 것을 새로 다짐해 봅니다

 

나무를 베는데 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도끼를 가는데 45분을 쓰겠다는 미국의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처럼 우리 집 아이도 지금 도끼를 갈고 있는 시간일지 모르니까요

 

도끼를 가는데 기꺼이 시간을 배분할 줄 아는 현명한 아이라는 걸 엄마인 내가 먼저 믿어 보려 합니다

 

딸아,
조금의 아쉬움도 억울함도 없는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파이팅!

 

320x100